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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사업

여성주의 인문학 강좌 3 (2024. 5. 23.)

글쓴이 정민지 | 등록일 2024.05.23 | 댓글 0 | 조회수 19

2024 경기거버넌스활성화 지원사업 [웰컴 투 완경, 차별없이 당당하게]
여성주의인문학강좌 완경수업3 – 돌봄활동의 연속선_ 보살핌, 염려, 통제

  • 일시 : 2024년 5월 23일 (목) 오전 10:00 ~ 오후 1:00
  • 장소 : 울림 교육장
  • 강사 : 정희진(여성학연구자)
  • 참석자 : 총 21명

돌봄 활동의 연속선 – 보살핌, 염려, ‘통제’
* 모든 돌봄은 자기 돌봄으로부터 시작됨
* 돌봄은 대상화하지 않은 활동 즉 상호 작용일 뿐, 헌신, 간병 등에 국한되지 않음, 특히 헌신, 성역할이 아님
* 타인에 대한 염려, 걱정, 신경 씀, 감정 노동(concern)

* 자율적 남성, 의존적 여성이라는 이데올로기는 곧 남성이 여성의 보호자이며 피보호자인 여성은 남성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남성사회의 작동 원리를 만든다. 남성이 보호자라는 신화가 바로 젠더 폭력의 원인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자신의 보호자에게 ‘맞아야 한다’. 그것이 보호자의 권력이다.

* 그러나 보살핌의 윤리는 보호의 개념을 확장 및 재개념화하여 보호protect에 대한 성별 분업을 비판하는 것이지, 여성도 남성과 같은 ‘자율성’을 획득하자는 논의가 아니다. 기존의 규범을 대체하는 주장이 아니라 다른 목소리를 듣자는 것이다. 사회와 인간,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상대의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염려하는 것care은 인간의 중요한 조건이다.

* 보호와 피보호는 일방적이거나 명확한 행위로 구분되지 않는다. 이를 이해하는 일은 보호에 대한 규범을 교란시킨다. 존 부어맨John Boorman 감독의 영화 〈태평양의 지옥〉에는 흥미로운 설정이 등장한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미군과 일본군이 망망대해 무인도에 표류한다. 적국의 두 남자는 서로 포로가 되지 않기 위해 싸우지만, 결국 포로가 되는 것이 ‘편하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포로와 감시자를 교대하다가 기진맥진한 두 사람은 나중엔 포로가 되려고 애쓴다. 포로는 묶여 있지만 쉰다. 감시자는 감시하느라 잠도 못 자고 먹을 것을 구하고 땔감을 마련하는 등 종일 노동한다. 적을 나무에 묶어둔 ‘강자’는 적을 제압한 승리자가 아니라 상대방을 먹이고 자연 상태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보살핌 노동자가 된다.

* 이처럼 보호-보살핌-감시-통제는 연속적이다. 통제는 지배와 다르다. 보호는 통제를 동반한다. 통제(걱정, 잔소리, 주의 깊은 관찰) 없는 보호는 없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보호에는 통제를 동반한 훈육이 포함된다. 그렇지 않은 부모가 좋은 부모이다? 가능하지 않다. 기존의 보호 개념에서는 보호자(주체)와 피보호자(대상)를 전제한다. 피보호자는 보호자에게 세금, 충성, 자유의 부분적 포기 등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 기존 보호 개념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보호자가 보호할 대상과 그렇지 않은 대상을 결정하는 권력을 갖는다는 점이다. ‘보호자 남성’은 여성을 성性과 외모 혹은 아버지가 누구냐를 기준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으로 구분할 권력을 갖는다. 여성의 시민권이 전적으로 남성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다. 기존의 보호자 개념에서는 차별할 권리가 주어진다. 이것이 문제이다.

* 보호를 내세운 통치체제에서는 국가와 인권 사이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보호가 교환과 계약,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권력관계가 아니라 상호 존중, 관계적 자아, 공적 규범으로서의 보살핌으로 인식된다면 세상은 달라질 것이다. 보살핌 윤리에서 말하는 보호는 책임, 보호자의 성찰과 인지, 협상 능력 등을 요구하는 몸 전체가 동반되는 노동이다. 즉, 보호는 상호 보살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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